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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하라 나는 비로소 어떻게 판단하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알았다. 나를 속박하는 모든 것들을 거부해야 한다. 그 첫 번째는 '생각'이다. 그것은 이념일 수도 있고 사람에 관한 것일 수도 있으며 그와 결부된 감정일 수도 있다. 그것이 무엇이든 버려야 한다. 고통의 근원이다. 나 자신을 나답지 못하게 만듦으로써, 자기를 부정함으로써, 스스로를 감옥에 가둔다. 이를 당당하게 거부해야 한다. 그 순간 자유와 자긍심과 스스로에 대한 사랑이 솟구쳐 오른다.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현재를 사랑하는 것. 이제 주변의 사람과 사물이 시야에 들어오면서 현재가 드디어 나의 것이 된다. 얼굴에 미소가 떠오른다. 삶은 곧 자유여야 한다. (수정 : 2022. 10. 5.)
시간은 잔인하게 흐르고 언젠가 현실이었던 것이 지금은 꿈같은 기억이 되고 그때는 꿈조차 꾸지 않았던 것이 지금은 현실이 되었다. 이 정도의 불합리함이라면 우리는 시간을 삶의 눈금으로 삼는 짓을 그만두어야 한다. (수정 : 2022. 10. 5.)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지음, 이시형 옮김, 《죽음의 수용소에서》, 2017, 청아출판사.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 물음은 항상 나를 따라다닌다. 뚜렷한 답을 얻기도, 답을 얻는다고 한 들 그것을 현실에 적용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질문을 계속 던지는 이유는 나에게 어떤 선택권이 아직도 남아있다고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저러한 여건과 제약들, 어찌할 수 없는 선택들이 내 삶을 얽어 매고 있더라도, 나에게는 내 삶에 대한 약간의 결정권이 약간은 남아 있다는 일종의 마지막 자존심인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아무리 극단적인 고난 속에 처하더라도 사람에게는 삶에 대한 태도를 결정할 여지가 항상 남아있다고 말한다. 그 근거로서 그는 자신이 겪었던 수용소 생활 이야기를 들려준다. 나치 수용소에서 참혹한 ..
어떻게 쓸 것인가? '글을 쓸 것인가?' 쓴다면 '무엇을 쓸 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쓸 것인가?' 글쓰기는 이 세 질문에 대한 답이다. "사탕 안 먹었어요." 엄마가 집을 비운 사이에 사탕을 몰래 먹었는지 아이에게 물었다. 만약 아이가 눈을 똑바로 마주치지 못하고 작은 목소리로 몸을 이리저리 흔들면서 이렇게 말한다면 거짓말일 가능성이 크다. 만약 아이가 단호하고 당당하게 이렇게 말했다면 그 말이 사실인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이렇듯 말 내용이 같더라도 그것을 어떻게 표현했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언어가 전달하는 내용보다 맥락이나 형식이 더 큰 위력을 발휘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TV에 전문가로 보이는 사람이 말쑥하게 차려입고 나와서 "팥으로 메주를 쑨다"라고 하면 믿지만 비렁뱅이 같은 사람이 나와서..
《사회민주주의란 무엇인가》 잉그바 카를손·안네마리 린드그렌 지음, 윤도현 옮김, 《사회민주주의란 무엇인가》, 논형, 2009. 사회민주주의가 실현하고자 하는 가치는 자유, 평등, 연대이다. 자유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상관없이 내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하지는 않는다. 나의 삶은 다른 사람들에게 크게 의존하고 있다. 내가 더 자유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내가 속한 집단의 힘을 빌어야 한다. 예를 들어 무질서나 범죄, 그리고 실업, 질병으로 인한 위험들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집단이 제공하는 치안, 교육, 의료 서비스 등에 의존해야만 한다. 집단이 이러한 기능을 제대로 기능하려면 개개인이 집단의 규칙들을 지켜야 할 필요성이 생긴다. 이것이 더 나은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 개인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근거다(26~..
무엇을 쓸 것인가? '글을 쓸 것인가?' 쓴다면 '무엇을 쓸 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쓸 것인가?' 글쓰기는 이 세 질문에 대한 답이다. 좋은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재료를 써야 한다. 훌륭한 요리 솜씨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형편없는 재료를 가지고 훌륭하게 조리를 해봤자 좋은 요리가 되기는 어렵다. 재료가 신선하고 맛있으면 요리 솜씨가 그다지 좋지 않더라도 꽤 괜찮은 음식이 될 수 있다. '어떤 식재료를 쓰느냐'는 요리의 기본 수준, 기초가 된다. 따라서 뛰어난 요리사의 첫째 덕목은 좋은 식재료를 구별할 수 있는 안목과 그것을 구할 수 있는 능력이다. 글쓰기에서도 '무엇을 쓸 것인가'는 '어떻게 쓸 것인가'보다 중요하다. '무엇'에 해당하는 것은 글감과 요지이다. 어떤 것에 대해 쓰는지, 그리고 그것에 대..
글을 쓸 것인가? '글을 쓸 것인가?' 쓴다면 '무엇을 쓸 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쓸 것인가?' 글쓰기는 이 세 질문에 대한 답이다. 평소에 관심이 있던 이성과 단둘이 마주치게 되었다. '말을 걸까 말까?' 내가 누군지도 모르면 어떡하지? 그래도 그냥 지나쳤다가 후회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그렇다면 '무슨 말을 하지?' 내 소개부터 해야 하나? 인사를 하고 나서 날씨 얘기를 할까? 우리가 같이 겪었던 일이 뭐가 있더라? 그렇다면 그것을 '어떻게 말하지?' 자신감과 확신에 찬 것처럼? 친절하고 상냥하게 말하는 것이 좋겠어. 그래야 상대가 나를 좋은 사람이라고 느낄 수 있을꺼야... 이렇듯 한 마디 말을 하더라도, 우리는 이미 '말을 할 것인가', '무엇을 말할 것인가', '어떻게 말할 것인가'라는 세 질문에 ..
《로버트 게로치 교수의 물리학 강의》 로버트 게로치 지음, 김재영 옮김, 《로버트 게로치 교수의 물리학 강의》, 휴머니스트, 2003. 원서의 제목은 'General Relativity from A to B by Robert GEROCH'이다. 원서의 제목이 암시하듯, 물리학 등 과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도 상대성이론의 대강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 책이다. 중간중간 숫자 계산은 나오지만 특별히 어려운 수식들은 등장하지 않는다. 공간과 시간은 만물이 존재하는 기본 조건이 된다. 공간과 시간은 우리가 살아가는 무대나 배경으로서 '주어진 것'이다. 화가가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캔버스가 필요하듯이, 우리의 삶은 공간과 시간이라는 캔버스 위에서 펼쳐진다. 공간과 시간에 대한 이런한 인식은 크게 두 가지 이미지를 갖게 한다. 하나는 '넓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