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69) 썸네일형 리스트형 개념의 한계 모든 개념은 지시하는 대상이 명확하지가 않다. 개념은 여러 사물들 중에서 공통된 속성만을 뽑아서 만든 것이다. 공통된 것만 가리키기 때문에 모호하고 구체적이지 않다. 특히 "주의"가 들어간 말들이 그러하다. '자본주의'는 특히 더 그렇다. 예를 들어, '채식주의'는 우리는 '채소만, 혹은 채소 위주로 식사를 하는 것, 또는 이를 옹호하는 경향'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자본주의'는 어떤 정의를 보아도 그 뜻이 와닿지 않는다. 아래의 설명들을 보면, 무슨 말인지는 알겠으나 '채식주의'처럼 특정한 이미지가 떠오르지는 않는다. · 사유재산제에 바탕을 두고 이윤 획득을 위해 상품의 생산과 소비가 이루어지는 경제체제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 슈퍼스타 '아무것도 이상하지 않은 세상.'그들 눈에는 세상이 그렇게 보이는 것일까?아니면 이상해 보이는데도 못 본척 하는 것일까?언제나 태연하고 여유롭고 행복해 보이는 그들이 나는 낯설다. 나는 그들이 부럽다. 그러나 내가 만약 그들의 위치에 서게 된다면그들처럼 될까봐 두렵다. 부족한 것이 없으므로 간절히 원하는 것이 없어질 것이다. 남들이 가지고 있는 것이 왜 나에게는 허락되지 않느냐며 세상을 원망하지도 않을 것이다.옳고 그름을 생각할 필요도 없고분노도 없어질 것이다. 분노할 것들로 가득 찬 세상에서마땅히 분노하지 않는그러한 삶을나는삶으로서 신뢰할 수 없다. 《 HOW TO READ 마르크스》 피터 오스본 지음, 고병권·조원광 옮김, 《HOW TO READ 마르크스》, 웅진지식하우스, 2007. 마르크스의 저작을 다루고 있으니 당연히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역시 쉽지 않았다. 철학적 개념에 대한 설명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그러면서도 흥미를 잃지 않고 읽을 수 있을 정도이다. 다시 읽는다면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읽어도 이해가 안 되는 책도 많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그래도, 서양철학에 관한 책임을 고려하면, 이해하기가 크게 어렵지는 않은 편이다. 이 책의 저자가 철학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 용어가 매우 중요한 열쇠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지양(supersession)에는 다음과 같은 세 개의 주요 의미가 있는데, 이 세 가지 모두 헤겔이 사용한 그대로다. ① ..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건축학개론》 이종건,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건축학개론》 ,ACA, 2020. 책에 관한 지금 내 입장은 어린 시절과 상당히 다르다. 예전에는 '글을 읽고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내 잘못이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을 이해하고 넘어가려고 애를 썼다. 몇 번이고 다시 읽었다. 지금은 다르다. 글을 집중해서 읽었는데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그 책임은 내가 아니라 글쓴이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이해가 되지 않는 원인은 대개 두 가지다. 관념적이고 전문적인 용어에 의존해서 글을 썼거나, 좋지 않은 문장으로 글을 쓴 경우다. 신기하게도 보통은 두 가지 문제가 함께 나타나는데, 사실 그 원인이 하나이기 때문이다. 바로 '배려의 부족'이다. 독자에 대한 배려가 뒷전으로 밀려난 이유는.. 《주대환의 시민을 위한 한국현대사》 주대환, 《주대환의 시민을 위한 한국현대사》 , 나무+나무, 2017. 강의 녹취록을 책으로 낸 것이다. 저자가 수정과 보완을 했지만 강연하는 말투를 그대로 실었다. 마치 저자가 내 앞에서 말로 설명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읽기 편하고 이해하기 쉽다. 저자는 한국은 원래 평등한 나라로 출발했다고 말한다. 1945년 광복 후, 남, 북한 각각에 단독 정부가 세워졌다. 대한민국에서는 1949년 농지개혁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나기 직전에 농지개혁이 마무리 되었다. 일제 때부터 지주로 군림했던 자들에게서 땅을 유상으로 몰수하여 농민들에게 유상으로 분배했다. 농민들은 땅값으로 향후 5년 동안 생산량의 30%를 내면 되었다. 이는 농민들에게 큰 부담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대부분의 농민들이 .. 《더 나은 삶을 상상하라》 토니 주트 지음, 김일년 옮김, 《더 나은 삶을 상상하라》, 플래닛, 2011. 원제는 'Ill Fares The Land'이다. 무슨 뜻인지 사전을 한참 찾아봤는데 'The land fares ill(땅이[사회가] 잘못 되어가가고 있다)'를 도치시킨 것 같다. 저자는 1980년대 후반부터 지속된 신자유주의적 풍토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세계대전 후 복지국가가 크게 발전했다. 복지국가는 많은 국가들에서 경제, 사회, 문화의 발전을 크게 이루어 내었다. 신자유주의는 이러한 성과들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된 것이다. 저자는 그러한 불만은 복지국가의 성공이 만들어 낸 것이라고 말한다. 가난할 때는 몰랐는데 좀 잘 살게 되니까 사생활 보호, 소음, 환경 등에 대한 이런저런 불만이 생기는 것처럼 말.. 어느 한 유기체의 삶 식사 때마다 술병을 찾던 그가 가끔 생각난다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을 때지독한 고통을 잠시 유예하려는 그렇게 헐떡이는 숨을 몰아쉬는 그런 순간이 나에게는 오지 않으리라나는 슬퍼하면서도 단언했다 그러나요즈음 그가 생각난다이제 나도 백기를 들고 투항을 해야 할 때 살아 숨쉬던 그 모든 느낌들을 망각하여별로 부끄러울 것도 없다 어느 한 유기체의 삶일뿐...세상 모든 의도들이 지겹다 폐지 줍는 노인 저 노인쓰레기 더미에서골판지 하나 끄집어 내어수레에 쌓는다. 나는빼곡한 자동차들 속에서빨간불이 잠시 허락한 고요를 맞아비로소 긴 숨을 쉰다. 작은 기쁨이 더 초라한옅은 안식이 더 비참한사막 같은 하루가또 지나간다. 이전 1 2 3 4 5 ···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