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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쓰는 글

어느 한 유기체의 삶

식사 때마다 술병을 찾던 그가 가끔 생각난다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을 때

지독한 고통을 잠시 유예하려는 

그렇게 헐떡이는 숨을 몰아쉬는

 

그런 순간이 나에게는 오지 않으리라

나는 슬퍼하면서도 단언했다

 

그러나

요즈음 그가 생각난다

이제 나도 백기를 들고 투항을 해야 할 때

 

살아 숨쉬던 그 모든 느낌들을 망각하여

별로 부끄러울 것도 없다

 

어느 한 유기체의 삶일뿐...

세상 모든 의도들이 지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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