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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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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무엇인가? 주류 경제학에서는 수많은 재화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여 연구의 대상으로 삼는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여기서 더 나아가, 기존에는 경제적 가치와 무관하다고 여겨졌던 것들도 돈으로 환산하여 논문을 쓰곤 한다. 예를 들면, 결혼, 교육, 윤리, 건강, 수명, 환경 등에 관한 문제에서 비용, 편익분석을 하여 어떠한 선택을 하는 것이 합리적인지를 제시하는 식이다. 이런 대세를 반영하듯, 우리들도 삶이나 일상 생활의 많은 선택에 있어서 선택지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어떤 직장을 선택할지 결정할 때 연봉이 주요 고려 요인이 된다. 살 곳을 정할 때도, 먹을 음식을 정할 때도 가격이 중요한 결정 요인이 된다. 배우자를 선택할 때, 상대방의 직업을 고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불편하지만, 그가 벌어..
《그들의 경제 우리들의 경제학》 강신준 지음, 《그들의 경제 우리들의 경제학》, 도서출판 길, 2010. 어떤 꽃나무 씨앗 여러 개를 땅에 심었다. 새싹이 나고 자라는 모습을 보니 시들시들하고 잘 자라지 못한다. 나는 씨앗이 놓인 환경이 씨앗에게 그리 적합하지 않은지 염려한다. 일조량, 배수량, 거름의 양, 통풍의 여부 등이 그 식물에게 맞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새싹들 중에서도 어떤 것은 비교적 잘 자라고, 어떤 것은 상태가 좋지 않다. 나는 씨앗들 사이에도 각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내가 삶에서 마주치는 어려움과 고통들도 ‘환경의 영향’과 ‘개인의 특성’이라는 두 가지 관점으로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나를 둘러싼 사회 제도와 환경이 나를 “이렇게” 살 수밖에 없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또한 같은 조건과 상황..
생존의 띠 점심시간, 밥을 먹으러 나간다. 자리를 잡고 주문을 하자 음식이 나온다. 나는 마음 한 쪽 구석이 불편해진다. '안심하고 먹어도 되는 음식일까?' 이런 의구심은 우리가 소비를 할 때마다 자주 느끼게 된다. 광고를 보고 상품을 주문했다가 품질에 실망을 했을 때, 예고편을 보고 기대에 차서 영화를 보았다가 실망을 하고 나올 때... 이럴 때면 생산자가 나보다는 돈을 우선시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이것은 이미 일종의 문화가 된 것 같다. 자본주의 특유의 문화랄까. 이런 느낌을 경험할 때마다 나의 마음은 어떨까? 내가 다른 그 누구, 혹은 다른 그 무엇보다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서운해진다. 우선순위에서 밀린 정도가 아니라 중요하지 않은 존재, 하찮은 존재로 취급 당했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