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쓰는 글
어느 한 유기체의 삶
Binaural
2021. 8. 19. 22:15
식사 때마다 술병을 찾던 그가 가끔 생각난다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을 때
지독한 고통을 잠시 유예하려는
그렇게 헐떡이는 숨을 몰아쉬는
그런 순간이 나에게는 오지 않으리라
나는 슬퍼하면서도 단언했다
그러나
요즈음 그가 생각난다
이제 나도 백기를 들고 투항을 해야 할 때
살아 숨쉬던 그 모든 느낌들을 망각하여
별로 부끄러울 것도 없다
어느 한 유기체의 삶일뿐...
세상 모든 의도들이 지겹다